블로그에 처음 써보는 책 리뷰
첫 주자는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사실 나는 보건교사 안은영을 넷플릭스 드라마로 먼저 봤다.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더니 책 속에 등장하는 젤리들의 형태나 주인공들의 이미지,
학교 이미지 등이 쉽게 연상되어서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어나갔다.
문체도 어렵지 않아서 가볍게 금방금방 읽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가 스스로 이미지를 상상한 결과가 없는게 좀 아쉽다.
이 책을 첫번째 리뷰로 쓰게 된 이유는 너~~무 재밌게 읽어서다.ㅋㅋ
다른 책들도 읽은게 있지만 책 리뷰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고도 막상 손이 안갔다.
나는 책을 오래 읽는 편이다. 한 권을 한 번에 읽지 않고 나눠서 읽는다.
보건교사 안은영의 경우에는 에피소드 별로 나뉘어 있어서 더 읽기가 수월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녹아들어 있는 정세랑 작가의 개그코드가 정말 내 취향이다.
그냥 너무 웃김.ㅋㅋㅋㅋㅋ별 말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발상을 한다고~?!하는 구간도 있고
저런 개그를 치는 작가인데 간결하게 필요한 단어들로 덤덤하게 감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소설 원작인 콘텐츠의 가장 좋은 방향은 원작을 읽어보게끔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건교사 안은영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소설과 드라마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드라마를 보고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
소설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봤다면 다른 감상평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은 나의 감상평은 각각의 매력이 굉장히 다르다는게 너무 좋다.
드라마는 처음 보면 굉장히 기묘하다.
1화 처음 나왔을 때 무슨 장르인지도 뭘 말하고싶은지도 이해를 못했다.
그래서 다음 편을 보려고 했다. ㅋㅋㅋ
대체 뭘 이야기하고 싶은 드라마인가...?
그만큼 표현 방식도 참신하고 기묘하지만 재미까지 있었다는 소리다.
드라마 감독이 표현하는 세상, 즉 안은영이 보는 세상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안은영의 무심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도 걱정하는 츤데레같은 모습이
그 캐릭터는 대체 누구인가?를 궁금하게 했다.
그래서 소설을 읽었다.
나는 대부분의 책을 사서 읽는다.
줄을 치면서 읽는 것을 좋아해서...ㅋㅋㅋ재밌는 부분이나 인상적인 부분을 줄로 긋고 옆에 그 당시의 감상평을 적어놓는다.
그러면 다음에 봤을 때 당시에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근데 다시봐도 대부분 비슷한 생각 하면서 읽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보건교사 안은영이 말하고자 하는 일관된 주제가 나는 너무 좋았다.
일단 책을 읽다보면 정세랑 작가가 평소 어떤 세계를 원하는지 보인다.(내 착각일 수도,,ㅋㅋ)
사회는 그럼에도 옳은 방향으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게 정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들을 내가 너무너무 좋아한다.
나도 그럼에도 세상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있기 때문에,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책을 처음 사고 처음 펼친 장에는 작가의 사인과 함께
‘우리의 친절이 오염된 세계에 단호히 맞설 거예요’라고 써있다.
책 읽기 전에는 음,,,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책 읽고나서 보니 안은영을 표현한 한 문장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책이 없었는데 이 책은 다시 읽고싶었다.
언젠가 다시 읽을 나를 위해 중간중간 메모도 엄청 많이 해놨다.
아마도 나는 세상살기 힘들어질 때 이 책을 다시 읽을 것 같다.ㅋㅋ
왜냐면 글이 너무 다정했기 때문에
글을 읽는 것 만으로도 다정함을 받는 기분이었다.
말 그대로 보건교사다. 내 정신을 아주 치유해주셨음.ㅋㅋ
글을 읽으면 알겠지만 정말 다정하다.
난 글이 다정할 수 있다는걸 이 책 읽고 처음알았다.
그리고 그 전해진 다정함으로 나도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는 느낌이었다.
정말 굉장한 소설이다.
안은영 자체가 인품이 곱고 엄청난 정의감이 있는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과하게 친절을 베푸는 캐릭터가 아니다.
사실 젤리를 보는 것을 빼면 그냥 적당한 직장을 다니면서 당장은 먹고사는데 문제없는
그런 캐릭터다. 고로 세상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시니컬한 태도로 직장을 다니는 안은영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특별히 정의감이 있거나 희생정신이 강해서 젤리 퇴치사가 된게 아닌거다.
그냥 하는거다. 그게 맞다고 생각하니까.
인표도 마찬가지다. 그냥 평범한(이사장 손자인게 평범하지는 않지만) 교사지만
안은영과 같은 생각을 하니까 은영과 같은 길을 가는거다.
자기학교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하는 성격이었다면 이야기 전개가 안됐겠지...ㅋ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인데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 해볼 때
선의 평범성은 없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ㅋㅋ그리고 이 책에 실린 리뷰를 보는데 ‘안은영 근처에서 얼쩡대고 싶다’고 했는데 나도 그렇다.
ㅋㅋㅋㅋㅋ진짜 공감됐던,,,
도무지 이기지 못하는 것까지 친절함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괜찮아요.
나는 정말 이 말이 좋았다.
정말 세상에게 친절한 사람들.
그런 캐릭터였다. 안은영은.
그리고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세상이 이런 사람들로만 존재했다면 진작에 유토피아였겠지,,,,ㅋㅋㅋㅋㅋㅋㅋ
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안은영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세상을 위해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고 살만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죠....
책의 좋은 점을 설명하려면 할말이 많지만
내가 생각하는 세상을 향한 친절들이 모여있는 책이라서 좋은 것 같다.
그냥 친절한 사람들. 정말 최고....
기회가 된다면 또 읽고싶다.
그땐 또 다른 감상이 느껴지겠지.
(2021.7.30.작성글)